기후취약계층

기후 취약계층을 위한 여름철 폭염 대응 요령

theokh0918 2025. 6. 27. 06:24

매년 반복되는 여름철 폭염은 단순한 계절적 불편을 넘어,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재난이 되고 있다. 특히 평균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최근 기후 변화 속에서, 폭염은 과거보다 더 잦고, 더 길고, 더 강력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 위기는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지만, 그 피해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냉방시설이 갖춰진 집에서 폭염을 견디지만, 또 다른 이들은 선풍기 하나 없이 40도 가까운 실내에서 하루를 버텨야 한다. 바로 이처럼 기후 위기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사람들을 우리는 ‘기후 취약계층’이라 부른다. 고령자, 저소득층, 에너지 빈곤층, 장애인, 독거노인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폭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지만, 냉방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건강을 관리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부족하다. 그만큼 생명과 직결된 위험에 항상 가까이 노출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기후 취약계층이 여름철 폭염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대응 요령과 함께, 정부가 운영하는 지원 제도, 생활 속 실천 방법 등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정리하였다. 기후 취약계층 본인은 물론, 가족과 이웃이 함께 읽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기후 취약계층을 위한 여름철 폭염 대처법

 

폭염이 기후 취약계층에게 더 위험한 이유

폭염은 단지 불쾌감을 주는 환경이 아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난이다. 특히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날이 며칠 이상 지속될 경우, 심장과 폐,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며,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 사람은 생명을 위협받는다. 문제는 기후 취약계층이 이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많은 저소득층은 에어컨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있어도 전기요금 걱정에 사용을 꺼린다. 또한 반지하, 고시원, 쪽방 같은 주거 공간은 환기나 단열이 잘되지 않아 실내 온도가 외부보다 더 높아지는 경우도 많다. 고령자의 경우,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해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고, 만성 질환자나 장애인은 체온 조절에 필요한 신체 반응이 둔화되어 폭염에 대한 생리적 방어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정보 접근성이 낮은 이들은 ‘오늘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는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그대로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즉, 폭염은 누구에게나 힘든 기후 현상이지만, 기후 취약계층에게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에 위협을 주는 요소가 된다.

기후 취약계층이 폭염 대응을 위한 생활 수칙: 실내편

기후 취약계층이 여름철 폭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실내 환경 관리와 수분 섭취다. 먼저 실내 온도를 28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에어컨이 없다면 선풍기와 물수건을 함께 사용해 체감온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아침과 저녁으로 창문을 열어 자연통풍을 유도하고, 낮 동안은 커튼이나 신문지로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는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다.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1시간 간격으로 물을 한 컵 이상 마시는 것이 필수다. 커피, 탄산음료, 술은 이뇨작용을 촉진하므로 피해야 하며, 전해질 보충을 위해 소금이 약간 들어간 이온 음료나 미지근한 보리차도 도움이 된다. 가정 내에 체온계를 비치해 37.5도 이상일 경우 휴식을 취하거나,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독거노인, 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주 1회 이상 주변인과의 연결 유지가 필요하다. 폭염 기간 동안에는 혼자 있지 않도록 주변과 연락을 주고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기후 취약계층이 폭염 대응을 위한 생활 수칙: 실외편

실외 활동을 피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폭염 대응 전략이다. 하지만 기후 취약계층 중 일부는 생계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외출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실외 활동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가급적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 30분마다 휴식을 취하며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실외 복장은 통풍이 잘되고 밝은 색상의 얇은 옷이 좋으며,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 목에 두를 수건 등을 준비해 체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선크림을 사용하는 것도 피부 온도 상승을 막는 데 도움이 되며 피부 화상 또한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냉방이 가능한 공공시설 예를 들어 도서관, 주민센터, 무더위쉼터 등의 위치를 미리 파악해 두고 야외 활동 중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위치는 행정복지센터나 지자체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보 접근이 어려운 경우, 마을복지사나 이웃에게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실외 활동 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그늘로 대피하고, 주변에 “몸이 이상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도록 말하기도 중요하다.

기후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지원 제도 활용법

기후 취약계층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여름철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에너지 바우처 제도다. 이 제도는 여름철 전기료 또는 도시가스 요금을 일정 한도 내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노인 가구가 대상이다. 신청은 거주지 주민센터에서 가능하며, 에어컨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무더위쉼터는 대부분 냉방이 가능한 공공건물, 복지관, 경로당 등에 마련되어 있으며, 누구나 이용 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폭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쿨매트, 얼음팩, 휴대용 선풍기, 생수 등을 지급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지원은 신청이 아니라 복지담당자가 대상자를 방문해 직접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복지사와 연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폭염특보 발효 시에는 방문간호사나 돌봄 인력이 우선 순회 방문을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는 반드시 주민센터에 본인의 상황을 미리 알리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생명 보호에 큰 도움이 된다.

공동체와 가족이 함께하는 폭염 대응 전략

기후 취약계층이 폭염으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동체와 지역사회, 가족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먼저 가족은 폭염 기간 동안 고령자와 매일 1회 이상 통화하거나 방문하여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체온이 높거나 말을 느리게 하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즉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웃과 마을 단위의 연대도 중요하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폭염 대응 돌봄망’ 사업은 지역 복지관, 통장, 자원봉사단체 등이 함께 협력해 고위험 가구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주변에 에어컨이 없는 독거노인이 있다면, 냉방 가능한 공공시설을 안내하거나 함께 이동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마을 방송, 교회, 성당, 주민센터, 경로당 등은 정보 접근성이 낮은 기후 취약계층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핵심 채널이므로, 정기적인 폭염 정보 제공, 안내 포스터 부착, 전화 안내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처럼 폭염 대응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구조적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이처럼 기후 취약계층에게 여름철 폭염은 단순한 무더위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폭염은 피할 수 없는 재난이지만, 대비는 가능하다. 특히 사회적으로 더 취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은 모두의 책임이며, 함께 만드는 기후안전망의 핵심이다.